[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영화 ‘타겟’은 “대수롭지 않게 거래한 중고 매물이 사실 연쇄살인마의 것이었다면?”이라는 오싹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극중 그 주체는 평범한 직장인 여성 ‘수현(신혜선)’이다. 최근 이사를 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수현은 업무에서도 지장을 겪는다. 그로 인해 전부터 사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변태 상사와의 원치 않는 대면도 잦아진다. 그 와중에 한창 예민해진 수현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또 생긴다. 바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입한 세탁기가 불량품이었던 것. 사이버 수사대에 의뢰해 채근해 보지만 미적지근한 답변만이 돌아오자 수현은 직접 자취를 감춘 범인을 추적하기로 한다. 온갖 수단을 동원한 끝에 그녀는 결국 그의 꼬리를 잡게 되고, 추가 피해자 방지를 위해 글을 작성한다. 그런데 범인의 반응이 범상찮다. 그의 협박성 발언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수현은 결국 그의 타겟이 되고, 이후 차차 드러나는 그의 정체에 기겁하게 된다.

일상적인 소재를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녹여냈다. 당근 마켓, 번개 장터 등의 플랫폼을 통한 중고 거래는 이제 거의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판매자와 구매자 쌍방에 미치는 이점이 분명하기에 이러한 거래 문화는 긍정적인 쪽으로 대중적 인식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중고 거래는 기실 그 못지않은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익명성에 기반하기 때문. 실제로 그러한 거래 과정을 영화는 비교적 사실적으로 고증해 내고 있다. 제품의 컨디션이나 가격 외에 거래 주체와 객체에 대한 정보는 자의적으로 설정된 아이디나 닉네임뿐이다. 현실에서는 거래 이력과 그에 대한 리뷰 혹은 매너 온도 같은 것이 신원이나 안정성을 보장하는 러프한 척도가 되지만, 영화는 그조차 안심할 수 없다고 피력한다.
사실 만듦새 자체가 탄탄한 작품은 아니다. 이곳저곳에서 국내 사회 풍자 스릴러에서 쉬이 포착되는 전형적인 플롯이 관찰된다. 특히 ‘도어락’,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를 실제 레퍼런스로 참조한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확답할 수 없지만, 앞전 작품들에 대한 기시감이 강하고 그 두 작품을 짜깁기한 듯한 인상도 역력하다. 연쇄 살인마가 해커 못지않은 전문화된 실력으로 수현의 신상 정보를 낱낱이 파헤치는 시퀀스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임시완을 연상케 하고, 범인이 언제든 집으로 침입해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공포는 ‘도어락’을 복기시킨다. ‘중고거래’, ‘거래 사기’라는 드문 소재로 포문을 열지만, 결국은 ‘의도치 않게 범죄 표적이 됨 - 경찰에 신고함 - 안일한 수사 혹은 검거의 좌절 - 주인공과 살인마의 대면 육탄전’의 익숙한 구도를 답습하다 보니 후반부로 향할 수록 작품 자체의 매력은 줄고, 고꾸라진다.

허술한 연출과 평이한 플롯은 물론 아쉽지만, 그럼에도 배우의 연기가 이를 어느 정도 상쇄시키기는 한다. 보증된 배우 신혜선 그리고 종반에 밝혀지는 극의 비기, 가해자 역의 배우가 극 전반을 견인한다. 극중 신혜선 배우는 매사에 당차고 똑부러지던 수현이 범죄에 노출된 이후 신경 쇠약을 앓다 더 이상 도망가지 않고 전진하기로 결의하기까지의 심리적인 굴곡을 핍진하게 묘사해낸다. 한편, 명백한 스포일러인지라 언급할 순 없지만,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장악력 있는 빌런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살인마 역의 배우는 금번에는 예측불허 광기의 살인마를 단번에 체화해 신혜선 배우에 필척할 만한 연기를 선보인다. 소스만 현실 공포일 뿐, 풀어가는 방식은 비현실적인 측면이 다분하지만, 두 배우의 합이 극의 흡인력을 높인다.
